현장에서

[현장에서] 군종신부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05-30 수정일 2017-05-31 발행일 2017-06-04 제 304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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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남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를 꼽으라면? 단연 군복무 기간이 첫손가락에 들 것이다. 이런 군대를 두 번 가는 이들이 있다. 군사목에 부름 받은 군종신부들이다. 신학생 시절 군복무를 마치고 보통 보좌신부 3년차를 전후해 군종사관 후보생 신분으로 재입대 한다. 한 번도 힘든데…. 대단하다는 생각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지난주에 ‘문무대’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에 다녀왔다. 하느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전후방 일선 부대 장병들에게 달려가기 위해 군사훈련을 받는 군종사관 후보생 신부들을 만날 수 있었다.

4월 26일 문무대에 입소해 6월 30일 충북 영동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영예로운 임관식을 갖게 되는 9개 교구 19명의 신부들은 평균 나이가 33세였다. 대부분 10년 전인 20대 초반에 군복무를 마쳤다. 기자가 문무대를 찾아갔을 때는 군사훈련 중에서도 가장 고되다는 유격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더군다나 로프에 매달려 계곡을 건너는 ‘수평이동’ 코스는 보는 사람도 아찔할 만큼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큰 훈련이다.

다행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던 것은 유격훈련을 받는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성직자 모두 우렁찬 구호를 외치며 어떤 배려도 바라지 않고 규정대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훈련장을 격려 방문한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짧은 고통 뒤에 큰 영광이 온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받기 바란다”며 “겸손한 자세로 우리 군장병들에게 영혼의 위로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군대에 두 번이나 온 만큼 군장병들의 애환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군종사관 후보생 신부들의 대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