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가치를 담은 작품 발굴, 한국 문단의 새 지평을 열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제정된 문학상이다. 현재까지도 교회 내에서 한 지역의 문인들이 아닌, 한국 전체 문인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상은 가톨릭문학상이 유일하다.
특히 가톨릭문학상은 ‘가톨릭 신자’ 작가 혹은 가톨릭이라는 소재와 주제 등으로 시상 조건을 한정 짓지 않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가톨릭문학상은 사랑·진리·생명 등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를 증진하고 인간성 고양과 공동선 구현 등에 이바지한 작품을 발굴하며, 그 창작활동을 격려하는 상으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가톨릭문학상 제정 및 시상 20회를 맞아, 이 상이 걸어온 발자취와 의미에 관해 짚어본다.■ 가톨릭신문이 제정 및 운영
가톨릭신문사는 지난 1998년 가톨릭문학상을 제정했다. 우수한 문학작품들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널리 전하는 데에도 큰 힘을 발휘해왔지만, 교회의 관심과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던 때였다. 반면 가톨릭신자 문인들은 1970년부터 ‘가톨릭문인회’를 창립, 인간 존재와 삶, 사랑 등에 관한 해답을 신앙에서 찾고 가톨릭적인 가치들을 바탕으로 문학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신자 문인들은 교회가 운영하는 문학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러한 노력들은 가톨릭문학상 제정이라는 결실을 맺는데 큰 디딤돌이 됐다. 가톨릭신문사는 신문 창간 70주년과 당시 사주(社主)였던 이문희 대주교의 주교서품 25주년을 기념하면서 이 상을 만들었다. 특히 우리은행(당시 한국상업은행)은 가톨릭문학상의 가치와 제정 취지에 적극 공감, 해마다 기금을 출연해 시상을 후원해왔다. 가톨릭신문사는 또한 가톨릭문학상을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심사위원들은 해마다 새로 위촉해 수상작 선정에 힘쓰고 있다. 제정 당시, 초대 운영위원으로는 고(故) 구상(요한 세례자) 시인과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구중서(베네딕토) 문학평론가가 위촉됐다. 이들은 “누구든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할 수 있는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굴하고 선정” 하는데 꾸준히 힘써왔다고 밝혔다. 구상 시인의 경우 선종 직전까지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문학상 운영에 혼신을 기울이기도 했다. 신달자 시인은 “구상 선생님께서 편찮으실 때는 댁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열띤 논의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앞으로도 해마다 처음 상을 주는 것처럼 늘 새로운 모습의 가톨릭문학상으로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신 시인은 “지난 20년간 가톨릭신문사가 상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한결같이 애쓰고 우리은행도 지속적으로 후원해준 덕분에 가톨릭문학상이 크게 성장했고, 문인이라면 ‘꼭 받고 싶은’ 상으로 위상도 높아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톨릭신문사는 첫 해 가톨릭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상금 500만원을 수여했다. 이후 상금을 점차 높여 지난해부터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을 수여하고 있다. 처음에 ‘가톨릭문학상’과 ‘가톨릭아동문학상’으로 나눠 시상하던 상은 5회 때부터 통합 시상해왔다. 이후 본상도 1개 부문 시상에서 2개 부문 시상으로 폭을 넓혀, 해마다 시·소설·아동문학 중 두 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내고 있다. 또 신인상도 신설해 등단한 지 10년 이내의 작가들이 보다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