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남석균(마리우스)씨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7-05-08 수정일 2017-05-08 발행일 2017-05-14 제 304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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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부족함 채워주시는 주님”

■ 나의 사랑 나의 하느님

‘변함없는 그 사랑으로 감싸주시니 다시 일어나 나아갑니다’

누구나 죄가 있다. 우리는 때로 그 죄의 무게에 짓눌려 주저앉아 버리곤 한다. 그러나 그 죄를 변함없는 사랑으로 용서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바라보는 것이 신앙인의 참된 자세일 것이다. 베드로 사도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마태 26,35)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마태 26,72)라고 부인했던 베드로 사도.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 사도를 찾아가셨다. 그때 베드로 사도는 어떤 마음을 느꼈을까? 남석균(마리우스)씨는 성경을 읽으며 마치 자신이 베드로 사도가 된 것 같은 체험을 했다.

“무심코 성경을 펼쳤는데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너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시는 장면을 읽게 됐습니다. 그때 베드로 사도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어요.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고백을 할 때도 진심이었고,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서 사랑을 고백한 것도 진심이었을 것 같았어요. 다만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그 사랑을 이어갈 수 없죠. 사랑을 고백하게 하시는 분도 하느님이시고 그 고백을 지켜나갈 힘을 주시는 분도 하느님이시라는 깨달음을 받았습니다.”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나의 사랑 나의 하느님’을 써 내려갔다. 가요를 쓴 적은 있었지만 성가는 처음이었다. 평소 하느님을 향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 생각만 했었지 이렇게 곡을 만들게 될 줄은 몰랐다.

“아르바이트로 호프집에서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어요. 술 취한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때 하느님을 향한 노래를 만들어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들어줄 수 있는 곳에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소망을 이루었습니다.”

남석균씨는 2007년을 잊을 수 없다. ‘나의 사랑 나의 하느님’으로 부산교구와 마산교구 창작생활성가제에서 대상을 받은 해이기 때문이다. 또한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해이다.

“성가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데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 거예요.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만 하다 병원을 찾았는데, 심부전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몸에 힘이 있었으면 더 편하게 불렀을 텐데 정말 온갖 힘을 다해서 부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육체의 힘은 없었지만 마음의 간절함은 더 했을 것이다. 간절함은 자신이 쓴 성가를 더 빛나게 했다.

“성가를 듣기 편한 선율로 만들었다 생각했는데 부르면 부를수록 더 어렵고 힘이 듭니다. ‘나의 사랑 나의 하느님’을 부를 때는 노래의 기술이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사의 고백에 온전히 빠져서 불러야 하는데 그 부분도 쉽지 않고요. 기도하며 부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더 기도하며 도움을 청해야죠. ‘부족한 저를 채워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니까요.”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