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복음말씀을 전하려는 열정에 불탄 청년들이 ‘천주교회보’를 만들었다. 가톨릭신문의 시작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극도의 어려움을 딛고 창간했던 가톨릭신문은, 이후로도 꾸준히 한국 사회와 교회 역사 안에서 복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복음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왔다.

4월 2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구독자들과 후원자들, 은인들을 비롯해 교회 내빈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톨릭신문의 이러한 창간 취지와 역사,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며 축하 인사를 나눴다. 특히 가톨릭신문은 ‘한국교회와 90 세계교회로’를 기치로 내걸고, 신앙·사랑·소통·열정을 바탕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사랑을 나눌 뜻을 다짐했다.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4월 1일)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과 김희중 대주교(주교회의 의장)를 비롯해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등 한국 주교단과 전국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거행됐다.

조환길 대주교는 기념미사 강론을 통해 가톨릭신문이 창간 90주년을 맞이하면서 교회 미디어로 새롭게 나아갈 방향에 관해 조언하고 “진리 전달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빛, 경청하는 교회 미디어, 복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렌즈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가톨릭신문은 또한 기념미사에 이어 장기구독자들과 장기후원자들, 신문사 사업과 활동에 큰 힘이 되어준 은인들에게 감사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가톨릭신문을 40년 이상 구독해온 장기구독자들과 장기후원자들에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강복장이 수여됐다. 신문사 은인들에게는 조환길 대주교 명의의 감사패가 주어졌다.

장기구독자 대표로 교황 강복장을 받은 이상열(베르나르도·89)씨는 “가톨릭신문은 저에게 그리스도교적 교육과 평신도 사도직 활동,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풍향계이자 등대”라면서 “복음화되어 복음화하면서 하느님께 영광 드리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염수정 추기경은 “가톨릭신문은 한국교회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 신문을 통해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삶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사명감을 일깨우고 고통을 견디는 힘을 얻었다”고 창간 90주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도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전파하는 데 가톨릭신문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신부는 축하식 인사말을 통해 “일제강점기 청년들이 만들었던 조그마한 소식지가 지금과 같은 교회언론으로 성장한 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한국교회에 베풀어주신 또 하나의 기적”이라면서 “가톨릭신문을 집안의 한 가족처럼 아끼며 신문의 복음 선교 활동에 동참해오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