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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박물관 ‘한국교회 특별전’ 준비하는 서울 순교자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4-25 수정일 2017-04-25 발행일 2017-04-30 제 304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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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방문자들에게 한국교회 알릴 소중한 기회”
9월 9일~11월 17일 전시
총 8막에 태동에서 현재까지 활동 담아
IT 기술로 유물 정보 생생히 전달

원종현 신부는 바티칸박물관에서 진행될 한국교회 특별전을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17일까지, 바티칸박물관에서는 ‘한국 천주교회 230년’(가제)을 제목으로 특별전이 열린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를 중심으로 구성된 ‘바티칸박물관 특별전 전담팀’은 현재 바티칸박물관 실무진과 함께 전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담팀을 이끌고 있는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국장 원종현 신부를 만나 이번 전시회의 의미와 전시회 내용, 준비상황 등을 들어봤다.

“자생적으로 탄생한 한국교회는 이 땅에 복음의 가치와 교회 정신을 심어왔습니다. 역사 안에서 국민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펼치고자 노력했던 것이지요. 이번 전시회의 목표는 본분을 잊지 않고 이 땅에 뿌리내리고자 노력했던 한국교회의 모습을 담는 것이에요.”

원 신부는 지난 14~21일 전담팀을 이끌고 바티칸을 방문, 전시장 실측을 비롯해 인류복음화성 문서고, 바티칸 민속박물관 등과 유물 대여를 위한 협의, 진행사항 점검 등을 마치고 돌아왔다. 원 신부는 “로마 한인신학원장 정의철 신부님과 박물관 실무진,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등의 협조로 준비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원 신부는 이번 특별전을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과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원 신부는 “역사문화 전시회는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도 찾기 때문에 폭넓은 간접선교의 장이 된다”면서 “이번 특별전도 보다 넓고 깊은 물에 ‘그물을 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 신부는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바티칸박물관에서의 이번 특별전은 보편교회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찾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한국교회의 모습과 노력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특별전은 모두 8개의 막으로 선보인다. 먼저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정했던 조선에 자생적으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1막에 이어, 2막과 3막에서는 신앙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사회변화의 움직임이 박해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박해 이후 교회재건 과정과 교계제도 설정, 순교자의 시복시성 과정은 4막과 5막에서 소개한다.

6막과 7막에서는 신앙의 자유를 갖게 된 이후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의 활동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전쟁 중에도 잊지 않았던 한센인에 대한 교회의 배려, 보육과 교육, 의료활동 등 사회를 이끌었던 교회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사회 안에서 교회가 보여줬던 선구적인 활동 등을 드러낸다. 이 외에도, 전시회에서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모습과 한국의 주요 성지도 소개할 예정이다.

9월 9일 열릴 개막식 준비도 한창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개막미사에는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대표단, 아시아 15개국 청년대표단, 84개국 외교사절단 부부, 한국 순례단이 참례한다. 개막미사에서는 한국 다문화가정 어린이합창단과 순교자현양회 합창단이 전례를 지원한다.

원 신부는 “조선사회는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척했기 때문에 교회를 박해했던 것”이라면서 “개막식에서는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이를 다양성으로 포용하고, 미사 안에서 서로 함께 어우러져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특별전에서는 IT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전시 방법도 동원될 예정이다.

원 신부는 “특별전을 찾는 관람객이 쉽게 유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IT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면서 “풍성하고 흥미로운 구성으로 관람객들이 한국교회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