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본지 대선 기획 좌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7-04-25 수정일 2017-04-26 발행일 2017-04-30 제 304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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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이데올로기 극복하고
평화 구축할 지도자 뽑아야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둔 대한민국은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에 던져주시는 징표를 제대로 읽고 주님 뜻을 실천할 십자가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교회 내 관계자들은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징표가 ‘공정’이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선거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형준 교수(다니엘·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는 가톨릭신문이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4월 19일 마련한 특별좌담에서 “국정농단은 촛불의 촉발요인이고 기저요인은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좌담에 함께한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는 “한국사회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훼손됐고 이번 대선에서 공정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는데 적극 동의했다.

이 같은 인식은 사회는 물론 교회 곳곳에서 확인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도 대선에 즈음해 발표한 담화에서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현하여라’(이사 56,1)를 표제어로 내세웠다. 유 주교는 이 담화에서 “하느님께서 이 시대의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를 알아듣고 따르도록 초대받고 있다”며 공정이 시대의 징표임을 역설했다.

이들은 공정의 핵심 요소로 공정한 기회와 법집행, 공정한 인사 등을 꼽았다.

김형준 교수는 “공정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공정을 실천할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또 분단 이데올로기 극복이 시대적 과제로 부각됐다.

이은형 신부는 “촛불과 태극기 집회에서 보듯 한국사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된 원인은 분단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분단 체제가 합리적 사고를 막아 왔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공정이라는 시대 징표에 따라 한국사회가 새로워지려면 진보와 보수가 경쟁하고 공존하며 분당 상황에서 오는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이 신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준다”면서 “평화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평화의 길을 여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촛불의 진정한 의미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번 대선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새기고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책임있는 실천이 하느님 나라를 앞당길 것이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