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현대 순교자는 교회의 살아있는 피”

입력일 2017-04-25 수정일 2017-04-26 발행일 2017-04-30 제 3042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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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치하 순교자 유해 모신 로마 성바르톨로메오대성당서 “신앙 증거자들이 교회 이끌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2일 로마 성바르톨로메오대성당에서 열린 현대 순교자 현양 기도회에서 강론을 하고 있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대의 순교자들을 ‘교회의 살아있는 피’라며 칭송했다.

특히 “이 세상에 널리 퍼진 ‘증오의 악령’으로 교회가 박해받고 있다”며 “순교자의 믿음을 본받아 두려워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4월 22일 로마 성바르톨로메오대성당에서 20세기와 21세기 동안 나치와 공산주의, 독재, 테러로 희생된 그리스도인을 현양하는 말씀의 전례를 주례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인해 우리는 악령의 힘으로부터 구원받았다”면서 “이를 원하지 않는 악령이 우리를 시기해 박해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를 설명했다. 이어 “고금에 걸쳐 영웅적 증거자들은 우리 교회가 ‘순교자의 교회’라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끝까지 죽음으로 증거하는 ‘영웅’들이 교회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대희년을 앞둔 1999년 ‘새 순교자’ 위원회를 설립하고 20세기 순교 기록을 조사하고 모았다. 그 결과 1만2000여 순교자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또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 성바르톨로메오대성당을 새 순교자에게 헌정했다.

2002년에는 중앙 제단에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적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대형 이콘을 설치하기도 했다. 대성당 좌우의 경당에는 ‘나치 치하 순교자’를 비롯해 지역별로 순교자의 유해를 모셔 놓고 있다. 이 대성당은 성 에지디오 공동체가 관리 중이다.

이번 기도회에서는 순교자의 가까운 친인척들이 순교자의 삶을 증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지난해 미사 중 살해당한 자크 아멜 신부의 동생 로젤린 아멜씨와 나치 치하 첫 개신교 순교자인 파울 슈나이더 목사의 아들 카알 슈나이더씨 등이 나서 순교자의 영웅적 성덕을 기렸다.

로젤린 아멜씨는 “아멜 신부님은 85살의 노인이었지만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복음, 신자들에 대한 사랑만은 아주 강했다”면서 “그는 죽는 순간까지 평정심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2007년 이라크 모술에서 살해된 칼데아교회 소속 라그히드 아지즈 간니 신부의 영대를 걸치고 전례를 진행했다. 교황은 전례 뒤, 대성당 내 6개의 경당을 일일이 방문해 촛불을 켜고 나치와 공산주의 등으로 희생된 20세기와 21세기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