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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 성물방 ‘포도나무가지’ 김재훈 대표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4-18 수정일 2017-04-19 발행일 2017-04-23 제 304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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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사랑 알알이 맺는 포도나무가지 될게요”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마련
수익금 기부 등 나눔에 앞장

김재훈씨는 “예수님의 ‘포도나무가지’처럼 계속 뻗어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가톨릭대학교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한 김재훈(비오·28·인천 검암동본당)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느 대학생처럼 취업을 위해 각종 시험 준비에 분주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도전하는 용기를 냈다.

그 결실은 2015년 4월 가톨릭대학교 교목실에서 일하면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만든 창업동아리 ‘포도나무가지’다. ‘예수님을 향해 뻗어 나가는 포도나무가지가 된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포도나무가지’. 본당에서 활동한 경험은 이번 창업의 큰 밑거름이 됐다.

김씨는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을 위한 교회 관련 물품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주일학교 용품이나 본당 단체 선물을 위주로 물건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도나무가지’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팬시용품이나 성당 단체들이 사용할 물품을 제작, 판매했다. 제품이 점차 젊은층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물품 제작과 판매 범위를 넓혀 실용적인 일상용품에도 천주교 상징을 담게 됐다.

예를 들어 예수님 캐릭터를 그린 에코백은 주일학교 학생을 위한 선물로, 성경말씀을 캘리그라피로 새긴 물병과 세례명을 새긴 향초 등은 축일을 맞은 지인을 위한 선물로 제격이다.

초창기에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거듭하고 판매량을 조절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 삼아 차곡차곡 ‘노하우’를 쌓아오며 성장시켜 왔다. 그리고 창업 1년8개월 만에 인천 동구 송림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성물방 ‘포도나무가지’를 운영해 소득을 얻고는 있지만, 그는 단지 소득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신자분들께 물품을 판매하다 보니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는, 더 좋은 물건을 제때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욱 앞서게 된다”고.

특히 김씨는 바자 등을 통해 모은 ‘포도나무가지’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가톨릭 청년으로서 교구와 본당의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번 예수 부활 대축일에는 보다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병원에서 생활하는 소아 환자들을 위해 컬러링북 300권과 색연필, 메시지가 담긴 ‘컬러링북 세트’를 무료로 선물한 것이다. 이 컬러링북은 미술을 전공한 동생 김은아(스콜라스티카·26·인천 도화동본당)씨의 도움을 받아 직접 제작했다.

“주일학교 유치부 교사로 활동하면서 아이들 돌봄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한 김씨는 “병원에만 있는 아이들에게 컬러링북을 통해 치유와 안정을 주고 싶었다”고 이벤트 취지를 밝혔다.

이 컬러링북에는 자선기도 스티커도 만들어 붙였다. 이 기도는 ‘포도나무가지’ 페이스북 페이지 이벤트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전해준 기도 댓글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김씨는 앞으로도 ‘포도나무가지’의 의미가 널리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성물방 운영을 통해 신자들을 돕는 것 뿐 아니라 지역 사회복지를 위한 사업도 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문의 032-346-0430 포도나무가지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