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반야루카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차 주교 평양교구 90주년 미사 위해 방한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n사진 남승현
입력일 2017-03-21 수정일 2017-03-21 발행일 2017-03-26 제 303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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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결연 맺은 평양교구 위해 전 신자 기도 중”
“평양교구야말로 아시아교회 안에서 가장 심각하게 파괴된 교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반야루카교구에서는 3월 20일부터 교구 내 전 본당에서 매일 미사 후 자매결연을 맺은 평양교구를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이 내용은 사목서한으로 발표가 됐습니다.”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초대로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미사에 함께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반야루카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차 주교는 평양교구 90주년 행사가 “한국사람 모두에게 희망의 출발점이면서 북한교회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하자는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교구와 반야루카교구는 지난 1월 7일 자매결연을 맺었다. 두 교구 모두 내전으로 인한 공통의 상처와 아픔을 지니고 있다. 반야루카교구는 1992~1995년 벌어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전쟁으로 사제와 수도자들이 희생되고 7만여 명에 이르던 교구 공동체가 6000여 명으로 줄어든 처참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미사 참례자 모두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때 눈물이 날만큼 감격했다”는 코마리차 주교는 “교회 역사를 볼 때 침묵하는 듯 보이지만 북한에 분명히 신자들이 남아서 신앙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교회가 다른 많은 나라들의 기도로 용기와 힘을 얻었듯이 북한의 신자들에게도 ‘용기를 내라’, ‘우리 교구가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꼭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9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2박3일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코마리차 주교는 “평양교구를 위한 기도와 함께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박해로 수난을 겪고 있는 반야루카교구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한국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우리 교회는 유럽이라는 화려한 공동체 속에 가려져 고통받는 교회입니다. 평양교구 처지와 다르지 않습니다. 총성이 멎은 지 25년이 흘렀음에도 전쟁 때 파괴된 성당을 다시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한 사랑의 힘이 더욱 고귀한 사랑의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n사진 남승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