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이냐시오 수사의 부활초 이야기’ 전시회 여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김신규 수사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02-21 수정일 2017-02-22 발행일 2017-02-26 제 3033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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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향해 나아가는 신앙 여정… 초에 새겨넣고 싶었어요”
3월 1~7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서 진행
수도원 고유의 색깔 담아 친환경 초로 제작

부활 성야 때 밝혀지는 부활초는 세상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징한다.

죽음을 뚫고 생명으로 건너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드러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3월 1~7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마련되는 ‘이냐시오 수사의 부활초 이야기’는 부활초가 ‘빛’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신앙 여정을 담아 하나의 예술 작업으로 거듭나는 자리이다. 그동안 초를 소재로 부조 작업을 시도한 경우는 더러 있어 왔으나 부활초를 작품에 사용한 것은 드문 사례다.

전시를 준비한 김신규 수사(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빛’이라는 단어에서 전시의 모티브를 찾았다고 했다. “빛은 사순절의 어두움, 수난에서 부활의 과정까지 연결시키는 하나의 스토리를 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광명으로 이끄는 상징인 빛을 부활초를 통해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수도원 전례에서 항상 왁스로 디자인한 부활초를 쓰던 중 ‘수도원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부활초를 조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자들과 나눈 것도 전시를 기획한 계기가 됐다.

“베네딕도회는 전례 중심의 공동체인 만큼 제작의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게 됐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화려한 부활초를 많이 만들어 부활전례에 사용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소속된 왜관수도원만의 고유한 색깔을 부활초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작업을 위해 각 초의 디자인 작업에만 3~4일을 보냈다는 김 수사. 충분한 묵상은 필수다. 자칫 디자인을 잘못하면 조잡하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발상과 표현, 전례에 대한 공부는 매우 중요하다. 재료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필요하면 해외에서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원통형의 초에서 성경의 이야기를 발견해내는 겁니다. 거기에 작가의 창작이 얼마만큼 충실하게 전례에 맞게 표현해내느냐 하는 것이 작가 자신의 과제입니다.”

‘보통 본당에서 사용하는 파라핀 초보다 밀랍이나 코코팜유 성분의 친환경 초를 사용하려 신경을 썼다’는 김 수사는 “부활초라는 특성을 감안, 기본적인 전례에 사용하는 상징이나 이니셜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고 밝혔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는 부활초를 보다 생동감 있고 힘 있게 변신시켰다.

김 수사는 “무겁게 시작할 수 있는 사순절이 희망의 빛, 평화의 빛이 담긴 아름다운 빛으로 마음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전시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김신규 수사는 1999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 입회 2006년 종신서원을 받았으며 인천가톨릭조형예술대학교에서 환경 조각을 전공했다.

※전시 문의 02-727-2336~7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