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 평전 발간 기념식·다큐멘터리 시사회 열어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n이창준
입력일 2017-02-21 수정일 2017-02-21 발행일 2017-02-26 제 303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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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뿌린 나눔의 씨앗 더욱 널리 퍼지길”
변함없는 제주 사랑 보여준 ‘파란 눈의 돼지 신부’
무료 호스피스 병원 성이시돌복지의원 후원 당부

2월 18일 열린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 발간 기념식에서 임피제 신부가 답사를 하고 있다.

6·25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지 않은 1954년, 고향 아일랜드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제주로 건너온 게 26살 때였다. 구순을 목전에 둔 백발노인이 될 때까지 평생 제주를 위해 살아온 임피제(패트릭 J. 맥그린치) 신부(89).

그의 사랑은 변함없이 제주를 향하고 있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무료 호스피스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달라는 그의 소망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공동대표 임문철 신부 외 3명)는 2월 18일 오후 3시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관장 김상훈)에서 평전 「제주한림이시돌 맥그린치 신부」(양영철 지음/328쪽/박영사) 발간 기념식과 다큐멘터리 ‘파란 눈의 돼지 신부’ 시사회를 열었다. 임 신부의 뜻을 받들어 설립된 호스피스 병원 성이시돌복지의원을 후원하는 계기를 삼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축하공연 ▲경과보고 ▲축사 ▲업무협약 체결(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김만덕기념관) ▲성이시돌복지의원(호스피스 병동) 소개 ▲평전 소개 ▲다큐멘터리 ‘파란 눈의 돼지 신부’ 상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장은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임 신부와의 인연을 기억하며 그가 제주에 뿌린 나눔의 씨앗이 더욱 퍼져나가기를 기원했다.

임 신부는 행사에서 “1954년 5월 한림본당에 부임했을 때 교적상 신자가 25명 뿐이었다”며 “이제 마지막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호스피스 병동인 성이시돌복지의원인데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하다 보니 너무 어려워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모든 도민들이 관심을 가져 현재 2000여 명 후원회원이 4000명 정도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전 판매대금은 모두 성이시돌복지의원 운영기금으로 사용된다.

임피제 신부는 1951년 12월 21일 사제품을 받은 후 1954년 4월 1일 제주시 한림본당에 부임하면서 제주도와 인연을 맺었다.

그가 처음 제주에 도착했을 당시 제주도는 6·25전쟁과 4·3사건 등으로 극심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끼를 밴 어미 돼지 한 마리를 구입해 제주 한림까지 가져왔다. 이것이 성이시돌목장의 시초가 됐다. 임 신부에게 ‘돼지신부’라는 애칭도 이때 붙여졌다.

허허벌판이었던 땅 위에 목장을 일구고 수직 회사, 가축은행 등의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했다. 또 제주에서 처음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해 저리로 사업 자금을 조달하도록 하는 등 제주사람들의 가난 해결에 집중해 온 제주 근대화의 선구자다.

임 신부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14년 2월 21일 출범한 ‘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는 제주 사랑으로 한 길을 걸어온 임 신부의 삶과 정신을 현양함으로써 사회발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제2, 제3의 임피제 신부를 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n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