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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희망교육] (5) 대구대교구 산자연중학교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6-02-03 수정일 2016-02-03 발행일 2016-02-07 제 298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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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과 함께하는 ‘행복 생태학교’
산지여정·가족 친화 프로그램 등 체험 위주 8개 특성화 교과 운영
2017년 특성화학교 전환 준비 중
2015년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 참가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과 마을 어르신들. 산자연중학교 제공
‘산(生, SAN) 교육이 있는 행복학교, 생태학교.’ 대구대교구 산자연중학교(교장 이영동 신부)를 설명하는 말이다. 산(SAN) 교육은 영성(Spirituality), 예술(Art), 자연(Nature)의 약자로, 조화로운 발달을 이룬 전인(全人)을 양성하는 것을 뜻한다.

산자연중학교는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자연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행복을 배우는 친환경 기숙형 학교다. 성취수준별 교과 이동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기본 교과 외에 해외이동수업, 지역사회탐방, 노작, 친환경봉사활동, 산지여정 등 모두 8개의 특성화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산자연중학교 연구부장 이주형 교사는 “기본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회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학생의 기본인 공부와, 인간 삶의 기본인 자연을 중심으로 특성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성화 교과 중에서도 생산지를 찾아 강의를 듣고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바른 먹거리와 생태계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돕는 ‘산지여정’, 가족과 함께하는 여러 활동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하는 ‘가족 친화’ 프로그램 등은 산자연중학교만의 차별화된 교과다.

특성화 교과와 더불어 창의·인성·영성 계발 프로그램 또한 특별한 교육과정이다. 태권도·댄스·목공예 등 각종 YHY(Youth Helping Youth) 교실과 동아리 활동, 산자연생태도감 인증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다. 특히 YHY 교실은 학생들이 서로 도우며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익히도록 이끈다는 평이다. 이 교사는 “단순한 ‘도덕’ 교육이 아닌 개성·감성·지성·창의성·도덕성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창의 인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의·인성·영성 계발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것은 마을학교. 마을 어르신과의 소통을 통해 마을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인성 문화 학교다. 매주 목요일 마을 어르신을 명예교사로 초빙해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 자서전 쓰기 활동을 통해 수시로 어르신들과 소통한다. 이뿐만 아니라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등 전통문화 체험과 마을정화 활동, 일손 돕기 등도 함께하고 있다.

졸업 후 양업고등학교에 진학 예정인 권건(3학년)군은 “산자연중학교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을 닮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면서 “특별히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한 마을학교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가비지(Garbage) 생태교실’ 또한 마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폐품을 재활용해 다육식물을 가꾸며 환경의 중요성을 배우는 수업으로, 지역 어르신들도 수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편 산자연중학교는 최근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안학교에서 특성화학교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

교장 이영동 신부는 “현행법상 대안학교는 ‘각종학교’로 분류돼 정부지원이 없기에 학부모들의 수업료 부담이 크다”며 “특성화학교가 되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