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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희망교육] (4) 마산교구 범숙학교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6-01-27 수정일 2016-01-27 발행일 2016-01-31 제 2980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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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로 상처 딛고 날다
중등과정 수업과 특화 프로그램 병행
7~8명 아이들, 복지사와 ‘그룹홈’ 생활
양육·보호 우선… “새로운 희망 꿈 꿔”
‘로미오와 줄리엣 지금의 이야기’를 연습 중인 범숙학교 학생들.
마산교구 사회복지법인 범숙(이사장 박정일 주교)이 운영하는 범숙학교(교장 이승석)는 가정해체나 폭력 등 각종 위기에 처한 여학생들을 위한 위탁형 대안학교다. 경남 창원에 둥지를 틀고 있다. 15~19세 여학생들에게 중학교 대안교육과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제공한다.

브로드웨이 못지않은

범숙학교의 대표적인 특화프로그램 중 하나는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창작뮤지컬 정기공연이다. 뮤지컬은 학생들이 상처와 분노, 아픔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특화프로그램이다. 제도권 교육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뮤지컬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도록 이끈다. 그동안 ‘니끼 내끼’ ‘춘향전’ ‘엄마! 엄마!’ ‘CATS’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매년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전문 극단과 함께 준비하는 뮤지컬 공연은 전문 배우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할만큼 수준급이다. 이미 지역에서는 고정팬들이 생길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해는 ‘로미오와 줄리엣 지금의 이야기’를 1월 30~31일 마산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백은(17)양은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곳에서 뮤지컬이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며 재능을 키울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도전

범숙학교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아름다운 도전’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14회째 이어온 ‘아름다운 도전’은 학생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스스로 삶을 일구어 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특화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매년 주제를 달리하며 국토순례(판문각~땅끝마을), 래프팅(강원도 내린천~한강 여의도공원), 네팔 봉사활동, 전국 순회공연 등 다양하게 펼쳐왔다. 범숙학교는 ‘아름다운 도전’을 통해 학생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윤지(16)양은 “예전엔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포기라는 단어를 잘 생각하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함께하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족과 상처 치유

범숙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양육과 치유,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형태가 아닌 그룹홈에서 지낸다. 한 집에 7~8명의 학생들이 엄마 역할을 하는 복지사와 가족을 이뤄 생활한다. 현재 5가정 40여 명의 학생들이 살고 있다.

이승석(요한 보스코)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사회적 보호와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이기에, 교육에 앞서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범숙학교가 단순한 교육보다 학생들의 양육과 보호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학교 일반교과와 더불어 상처 치유를 위한 모래놀이·미술·음악치료 등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위기 청소년의 가족이 되어주며 올바른 성장을 이끌어 주는 범숙학교. 단순한 학교 역할을 넘어 위기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소중한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