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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주간 특집] 서울대교구 성서사목부 ‘성서사목’ 설문조사 결과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4-11-19 수정일 2014-11-19 발행일 2014-11-23 제 292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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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교육 실시 본당 늘었지만 참여자 수는 줄었다
사도직 성서 교육>성경 필사>특강 순으로 참여
공부 욕구 높지만 경제 여건·시간 부족 등 이유
프로그램 연계로 지속적인 교육 활성화 꾀해야
신자들이 성경에서 힘을 얻어 신앙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성경을 맛들일 수 있도록 일선 사목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자들이 일상에서 성경을 맛들일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성경 공부 프로그램 간의 융·복합이 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내용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사목부가 성서주간을 앞두고 내놓은 성서사목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제기됐다.

서울대교구 229개 본당 가운데 총 157개 본당이 응답(전체 응답률 68.5%)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신자들이 성경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지니고 있음에도 갈증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자들은 성경 공부를 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경제적인 여건과 ▲직장생활에 따른 시간 여유 부족을 꼽았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좋은 지구에서는 성경 공부 비율이 높은 반면,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구에서는 성경 공부 비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돼 경제적 여건이 성경 공부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본당 내에서 이루어지는 성경 공부 방식은 교구 공인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 방식(교구 전체의 87.7%)과 성경 필사(60.6%), 특강(50.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구 공인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의 경우 교구 내 136개 본당에서 각각 2~3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1개의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만을 운영하고 있는 본당들의 경우 성경 공부에 대한 신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본당 내에서 다양한 사도직 성서 공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신자들을 다양한 체험으로 이끌어 말씀의 기쁨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들의 성경 공부에 대한 욕구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교구 내 44개 본당에서 이뤄지던 청년성서모임이 2014년에는 110개 본당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청년들의 성경 프로그램 개별반 참여도는 문제로 지적됐다. 하나의 과정인 구약반(창세기, 탈출기)에서 그 다음 과정인 신약반(마르코, 요한)으로 넘어가는 청년들의 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본당에서 많이 이뤄지는 성경 공부 방법은 교구 공인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 방식, 성경 필사, 특강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 이수자 감소 현상이다. 지난 2008년과 2014년, 각 본당에서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을 이수한 인원을 비교분석해 보면, 2008년에 비해 2014년 현재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본당 수는 늘어났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수한 인원만을 추려보면 수적으로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모습은 각 사도직 단체들이 과거에 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본당 신자들은 여러 가지 사정상 수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달리 말해 신자들이 하나의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이 운영하는 일정 교육기간 후에 다른 사도직 성서 프로그램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성경 공부를 그만 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도직 성경 단체들도 자신들만의 프로그램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과의 연계성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는 “성경 공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들 간에 정보 공유가 쉽지 않아 성경 공부 활성화와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하고 “성경 공부 프로그램 간의 벽을 허물고 융·복합이 보다 활발히 이뤄질 때 하느님의 말씀이 신자들의 일상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신자들이 성경 공부에 대한 목마름을 지니고 있음에도 갈증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성경을 맛들일 수 있도록 돕는 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사진은 2010년 서울 수유동본당 성경미사에 참례한 신자들 모습.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