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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아시아 청년 - 교회와 청년의 만남, 청년대회 의미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4-07-29 수정일 2014-07-29 발행일 2014-08-03 제 2906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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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신앙 친구들, 교황과 만남서 보편교회 생생히 느껴
청년대회는 교회를 떠났다고 여겼던 청년들이 교회에 열광하며 모이는 자리다. 2008년 호주 시드니 WYD 행사장을 향해가는 청년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2013년 7월 28일 브라질 리우 세계청년대회(WYD) 폐막미사에 청년들이 모였다. 이상기후로 낮은 기온과 비바람이 겹쳤지만, 청년들은 폐막미사가 예정된 코파카바나 해변을 향해 10km에 이르는 거리를 걷고, 해변에서 밤을 새우며 폐막미사를 기다렸다. 면적 4㎢에 달하는 넓은 해변이 사람으로 가득차 자리가 모자랐다. 브라질 WYD 주최 측은 이날 모인 이를 약 370만으로 추산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이들이 이 자리에서 외친 함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스도 만세! 교황 만세!” 교회를 떠났다고 여겼던 청년들이 교회에 열광하며 모인 자리였다.

기도와 미사, 교리교육 중심 진행

수많은 청년과 만남서 깊은 감명

청년대회의 형식은 단조롭다. 약 4박5일 동안 여러 교구가 주관하는 교구대회(Days In Diocese)와 5박6일에 걸쳐 개최교구에서 열리는 본 대회로 구성되는 청년대회는 기도와 미사, 십자가의길, 교리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청년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시간은 폐막미사 전날 밤 열리는 축제정도다.

청년대회에서 체험하는 직접적인 만남은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청년들은 같은 신앙을 가진 청년들을 만난다. 청년들은 교구대회에서 현지 교구의 가정에 홈스테이를 하고 그 나라의 가톨릭신자들을 만나 신앙과 문화를 나눈다. 이어 청년들과 함께 온 주교나 청년들을 맞이하는 주교들은 대회 기간 청년들과 만나며 교리를 전수한다. WYD 본 대회에서는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보편교회를 대표하는 교황을 만난다. 무엇보다도 같은 신앙을 가진 수많은 청년들을 만난다.

청년들은 수많은 만남을 통해 보편된 교회를 만난다. 청년대회에서 청년들은 언어도 문화도 인종도 다른 서로 다르지만 미사, 십자가의 길 등을 통해 같은 전례로 같은 기도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수많은 청년들이 같은 신앙으로 일치될 수 있고, 수많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한다는 것은 바로 ‘보편 교회’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대회에서 청년들은 서로 달라도 같은 전례로 같은 기도를 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2013년 브라질 WYD기간 중 열린 떼제 기도회 모습.

젊은이 위한 교황의 선물, 청년대회

성 요한 바오로 2세 체험서 시작돼

청년대회는 ‘젊은이의 교황’이라는 별명을 지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체험에서 시작됐다. 1984년 성 베드로 광장에서 희년 폐막미사를 드리며 그 안에 모인 수많은 청년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성인은 1985년 UN이 ‘국제 청소년의 해(International Youth Year)’를 제정하자 이를 기념해 교서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를 발표하고 세계 젊은이의 날(World Youth Day)을 제정했다. 성인은 교서에서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이 교서를 드린다”면서 해마다 주님수난성지주일을 세계 젊은이의 날로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5월 마지막 주 지내는 ‘청소년 주일’이 바로 세계 젊은이의 날의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이날을 기념하는 축제가 바로 WYD다.

성인은 그가 청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단순히 문서로 쓰인 것이 아니라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되길 원했다. 성인은 그가 교서에서 말하듯 “전세계 모든 교회, 보편 교회의 젊은이들이 모인 이 거대한 공동체 안에서” 기도하길 원했고, “젊은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하고자” 했다. 이 바람이 이어져 바티칸, 아르헨티나, 스페인, 폴란드, 미국, 필리핀, 프랑스, 캐나다, 독일, 호주를 거쳐 2013년 브라질 리우 WYD에 이르기까지 2~3년마다 한 번씩 13차례에 걸쳐 WYD가 개최됐고 그 모든 대회에 교황이 참석, 청년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전 세계 젊은이들을 향한 교황의 목소리에 응답해 청년들은 적게는 30여 만 명에서 많게는 400만 명에 이르는 청년들이 WYD에 모이고 있다.

교황 참가 첫 아시아청년대회

“하느님 뜻 따라 아시아 청년 만나”

10~17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AYD)는 비록 교황이 참가한 일은 없지만 WYD와 맥을 함께한다.

이미 1997년 프랑스 WYD에서는 WYD참가자 중 아시아청년이 함께 모인 아시아청년모임(Asian Youth Gathering)가 열렸고, 아시아 주교단은 아시아 청년들이 WYD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아시아만의 청년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1999년 태국 후아힌에서 처음 열린 AYD는 대만, 인도, 홍콩, 필리핀 순으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로 구분되는 아시아 3개 지역에서 돌아가면서 주관했다. 특히 WYD를 주최한 적 있는 지난 필리핀 AYD에서는 아시아 참가자 1000명에 필리핀 참가자 1700명이 참가한 가장 큰 규모의 대회였다.

WYD와 달리 비교적 소규모로 열리는 AYD에는 교황이 참가한 일이 없다. 뿐만 아니라 큰 규모로 진행되는 다른 대륙의 청년대회에서도 교황의 방문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AYD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올해 초 교황청의 발표에 따라 모든 전례가 뒤집어졌다. 교황이 먼저 한국에서 열리는 AYD에 방문하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교황은 지난 4월 13일 세계 젊은이의 날이기도 한 주님수난성지주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예식을 끝마치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8월 15일 아시아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AYD를 주최하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와 아시아 청년사목 대표자들은 교황의 방문이 청년들이 살아있는 교회와 만나는 AYD의 본 의미를 살려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의장 조엘 바이론 주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교황님께서 AYD에 오신 적이 없어 주최측에서는 특별히 초청하지 않았는데, 교황님께서 먼저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만나길 원하셨다”면서 “교황의 방문으로 청년대회의 정신이 AYD에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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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