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21) 시메온의 노래(Nunc Dimittis) :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입력일 2014-02-04 수정일 2014-02-04 발행일 2014-02-09 제 288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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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감하는 평화 감사 이별의 기도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루카2,22)

루카 복음에 따르면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의롭고 독실하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시는 사람이 있었는데,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었다고 한다. 성령으로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간 시메온은 아기 예수를 보자마자 ‘기다리던 메시아’임을 알아보고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여,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Nunc dimittis servum tuum, Domine,

secundum verbum tuum in pace)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quia viderunt oculi mei salutare tuum.)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quod parasti ante faciem omnium populorum)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lumen ad revelationem gentium)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et gloriam plebis tuae Israel.)(루카2,29-32)

‘시메온의 노래’(Nunc dimittis)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와 함께 ‘복음찬가’(Canticum evangelicum)에 속한다. 또한 노래의 첫 두 라틴어를 제목으로 한다.

시간전례에서는 끝기도(Completorium)에서 불려지는데, 특히 평화와 감사와 이별의 내용으로써 하루를 마감하고 밤을 편히 쉬며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8가지 시편창법에 따라 노래할 때에는 각 절을 매번 도입부(Initium)부터 장엄형식으로 노래하며 마지막에는 두절의 영광송을 덧붙인다. 또한 이 찬가의 앞뒤에는 고유한 후렴(Antiphon)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교창형식으로 노래한다.

마르틴 루터는 시메온의 노래를 ‘평화와 기쁨으로 제가 떠나 가오니’(Mit Fried und Freud ich fahr dahin)라는 코랄(Choral)로 변용하였으며,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장례예절을 위하여 음악적으로 작곡되었다.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Harmensz van Rijn Rembrandt, 1606~1669), ‘성전에 있는 시메온’, 1627년~1628년, 유화, 43.7×55.4 cm, 독일 함부르크 아트센터.

■ 하인리히 쉿츠(Heinrich Sch&uumltz)의 Musikalische Exequien

하인리히 쉿츠의 Musikalische Exequien(음악적 장례예절)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부분은 ‘독일 장례 미사 형식의 음악회’로서 성경의 여러 말씀들을 독창자와 무반주 합창으로 연주하는 비교적 긴 부분이다.

두 번째 부분은 ‘주님, 제가 당신과 함께라면’의 제목으로 시편73,25-26을 짧게 노래한다.

“저를 위하여 누가 하늘에 계십니까?

당신과 함께라면 이 세상에서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제 몸과 마음이 스러질지라도

제 마음의 반석, 제 몫은 영원히 하느님이십니다.”

세 번째 부분을 ‘복되신 시메온의 찬가’(Canticum Beati Simeonis)라고 하는데, 먼저 선창자가 시메온의 노래의 첫 줄인 “주님, 이제는 당신 종을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라고 시작하면, 첫 번째 합창단이 시메온의 노래의 나머지를 노래한다. 이어 두 번째 합창단은 요한 묵시록 14,13절과 지혜서 3,1절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고생 끝에 안식을 노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님의 손 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