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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의 성경이야기 (4) 얌 키네렛(갈릴래아 호수) - 오병이어성당, 산상수훈성당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2-04-24 수정일 2012-04-24 발행일 2012-04-29 제 2793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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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야기가 숨어있는 외딴곳 ‘타브가’
베드로수위권성당에서 갈릴래아 호숫가로 난 길을 따라 10여분 남짓 걸어 남쪽으로 내려가면 빵과 물고기가 새겨진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오병이어성당에 들어서는 길에 위치한 이 바위에는 헵타페곤(HEPTA-PEGON)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일곱 개의 샘’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로 이 말이 변형돼 현재 이 지역을 이르는 타브가(Tabga)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일곱 개의 샘이 있었다고는 하나 불과 4km가량 떨어진 카파르나움의 유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마태오 복음사가도 이곳을 ‘외딴곳’이라고 표현했다.

예수님은 자신을 찾아 외딴곳에 찾아온 군중들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불리셨다. 그 수는 어린이와 여자를 제외한 성인 남자만 오천 명이었으며 모두가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를 채웠다.

오병이어성당은 예수님이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고 나눴다고 전해지는 바위와 빵과 물고기를 표현한 모자이크로 유명하다. 오병이어성당은 1980년 독일 베네딕토회가 지은 건물이지만 이 모자이크는 400년대의 것으로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이 빵과 물고기를 축복해 나눠줬다고 전해지는 바위를 중심으로 세웠던 성전의 장식을 발굴해 보존한 것이다.

오병이어성당 제단에는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셨다고 전해지는 바위와 빵과 물고기 형상의 모자이크가 있다.
이 타브가 지역에는 성경이야기가 숨어있는 지역이 하나 더 있다. 오병이어성당을 나오면 산이 하나 보이는데 이 산 위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순례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산상수훈성당이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께서 산으로 오르시어 군중들에게 8가지 참된 행복을 비롯, 여러 가지 가르침을 들려주신 일을 기념해 지어진 이 성당은 팔각형의 건물에 돔을 얹은 형상을 하고 있다. 팔각형은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8가지 참된 행복을 상징하고 돔은 이 행복들을 말씀하신 후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을 상징한다. 성당의 둥근 지붕의 각 창문에는 라틴어로 참된 행복이 적혀 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울려퍼졌을 산상수훈성당에서는 갈릴래아 호수, 얌 키네렛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부분이 거친 광야인 이스라엘이지만 이곳만큼은 푸른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실제로 이 넓은 호수는 이스라엘 전체의 상수공급원으로 이스라엘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 갈릴래아 호수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

산상수훈성당 전경. 성당 뒤편으로는 갈릴래아 호수가 펼쳐져 있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