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복음해설] (끝) 그리스도왕, 평화의 주님/김구인 신부

김구인ㆍ요한 보스꼬ㆍ베네딕또회 신부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11-20 제 138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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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까 23장 35~43절>
그리스도왕 대축일
십자가위에서 왕이되신 예수
당신이 흘린피로써 평화 이룩
「섬기러오신 분」따라 사는 크리스천 삶 돼야
시간을 모르시는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 또한 있게하셨고 시간 안에서 일년을 지나게 하여주셨음에 감사드릴 밖에없다.

C해 전례주년 마지막 주일이요 끝 주간을 맞았다.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시어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주시는 구원은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요 그분은「그리스도」를 모든 것 위에 드러나게 해주셨다. 「그리스도」를 왕으로 등극시키셨다. 王이신 그리스도! 王중의 王이시다. 우리의 王이시고 나의 王이시다.

그러나 王이신 그리스도의 등극식과 장소는 상상을 넘어서는 분위기에 휩싸여있다. 오늘 복음은 바로 해골산이라는 사형장, 그것은「십자가」위에 높이 달려계시는 장면을 묘사한다. 거기에다 찬사나 열광이나 환호성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극악한 조롱의 말들이 화살처럼 예수께 날아올라온다.

「십자가」위에서 그분은 王이 되셨다. 십자가 위에서 조롱받으시는 그분이 우리의 王이시다. 『남들을 구했으니 자신도 구해 보라지. 이자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요 선택된 이라면!』『네가 유대인들의 왕이라면 네 자신이나 구하려 무나』『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구하고 우리도 구하시오』그런데 루가복음 사가의 기록을 보면 조롱하는 사람은 일반백성이 아니라 지도자들ㆍ군인들ㆍ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에 한 악인이다. 백성이 마음속으로 외치는 소리들이 바로 그 조롱하는 내용이 되어있다. 백성은 예수님을 이렇게 그린다. 「구원자」「하느님의 그리스도」「메시아」「선택된 이」그리고「王」이라고. 오늘 첫 독서에서 이스라엘 여러 족속이 다윗에게 몰려와 그를 王으로 세웠듯이「십자가 위에서」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 마음으로부터 회개하는 사람들, 그분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王이 되시는 것이다.

그분은 평화의 主님이요, 일치의 주님이시다. 무엇보다 화해의 王이시다. 그분의 타볼산 위의 변모 때의 두 증인 모세와 엘리아처럼, 부활하신 빈 무덤 안의 두 증인처럼 골고타 언덕위의 두 증인으로 양쪽 옆 십자가에 달린 두 죄수들이 있었다. 두 죄수를 포함하여 모든 적들을 용서하심으로 王이 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주소서. 사실 그들은 무슨짓을 하는지 알지 못 합니다』『예수님 당신 나라로 가실 때에 저를 기억하여 주십시오』하는 한 죄수에게『당신은 오늘 나와함께 낙원에 있을 것입니다』하신다. 첫 아담으로 인해 잃었던 낙원을 이제 다시「새로운 아담」이신 예수님의 용서로 말미암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새사람」으로 인해 하느님께 인류가 그동안 범한 모든 잘못에 대한 용서를 얻게 된 것이다. 죄 때문에 멀리멀리 있던 인류를 그리스도 때문에 용서하심으로 당신과 함께 있게 하신다. 누구든지 회개하는 이는 그리스도, 화해의 王이신 그분의 나라에 살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제2독서)

그리스도는 王이시지만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섬기러 오신 분」이시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뜻에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인류를 하느님과 함께 있게 하신다. 그분의 생애를 따라 사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일진대 마땅히 남을 섬김으로「섬기러 오신 분」께서 이룩하신 그 구원과 平和와 一致를 얻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의 주인이신 성부와 평화와 일치의 王이신 예수그리스도와 우리와 함께 언제나 살아계시는 성령께 영광 있으소서. 아멘.

김구인ㆍ요한 보스꼬ㆍ베네딕또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