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복음해설] 133.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소서!/김구인 신부

김구인 신부ㆍ요한보스꼬ㆍ베네딕또회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10-02 제 1374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연중 제27주일
(루까 17장 5~10절)

하느님의 귀한 선물인 믿음
더 많이 가지도록 청원해야
신앙은「인간적인 계산」으로 헤아릴수 없어
새로운 달 10월이 왔다. 우리는 우리 이웃에게 직접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직접 선교사로서 나서는 것이다. 또한 교회의 아름다운 관습에 따라 로사리오 기도를 정성껏 바치는 달로 보낸다. 여름의 흥분은 사라지고 겨울을 바라보는 사이에서 자연의 절묘한 변화 안에서 하느님의 신비, 인간의 풍요로움을 깊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예수께서는 믿음을 가진 사람의 능력에 대해 말씀하여 주신다. 이미 믿음을 가졌지만 믿음을 더하여 주십사고 청하는 사도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오늘 주일복음이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 아주 미미한 신앙이 있다하더라도 그 능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없으리라는 그 분의 말씀은 특히 신중하고 중대한 말씀이다. 이 말씀을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사도들」에게 하시기 때문이다. 산을 옮길 수 있는 믿음(마르ㆍ23)과 기적을 이루시는 능력을 지니신 주님처럼 능력을 지니는 믿음(마태 17ㆍ19~20, 21ㆍ21)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분이 사도들에게 그 믿음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복음 후반부에서 믿음의 결과는 믿음을 가진 나에게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가르쳐주신다. 믿음을 가진 사람은 큰 능력을 지닐 것이고 온전히 하느님의 귀한 선물로 상상할 수 없는 크나큰 결과를 낸다는 말씀이다. 한편 믿음 자체가 선물이라는 점을 루까복음 사가는 깊이 통찰하였다.

그래서 나의 노력에서라기보다 그 선물인 믿음을 더 가지게 해달라고 청해야 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이방인들에게도 믿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시고(사도 14ㆍ27) 예수님 자신이 베드로 사도의 믿음을 굳게 해달라고 성부께 청을 드린다.(루까22ㆍ32) 믿음도 선물로 받는 것이요, 그 믿음의 능력과 효과도 선물로 받는 것이다. 우리가 믿음 때문에 무엇을 할 수 있었다면 가장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한다.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믿음이란 우리 믿는 이들에게 마저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을 만큼 무엇 하나 분명하게 「인간적 계산」으로 해서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준다. 온갖 모순을 극복해가는 아브라함-수많은 자손을 약속하신 분이 외아들 이사악을 희생 제물로 바치라고 하시는 하느님, -의 모습에서 믿음의 본보기를 본다. 예언자들에게서 온갖 안전과 안일을 극복하고 자신만을 위한 온갖 갈망을 팽개칠 수 밖에 없는 믿음의 길을 알 수 있다.

온전히 하느님의 말씀에만 희망을 걸고 자신을 내어드리는 것이 믿음이겠다. 오늘 하바꾹 예언자가 외친다. 애매한 일을 당하고 온갖 고생살이ㆍ약탈ㆍ억압ㆍ시비ㆍ말다툼뿐인 세상에 법과 정의가 짓밟힙니다. 들어주십시오! 하느님의 대답은 역사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길은 믿음뿐이라는 것이다. 인간적 계산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대답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자신이 친히 충실하게 말씀과 약속을 지키신다.

바로 우리 주님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 사실을 보여주시고 계신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당신의 진실하심과 충실하심을 드러내신다. 우리의 믿음은 바로 예수님의 눈으로 현실을 읽게 한다. 온갖 이념과 우상들에서 탈피할 때에 이 사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믿음이 실험 할 수도 계산할 수도 없는 문제들과 싸우게 되겠기에 사도들이 했듯이 우리도 청할 수밖에 없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김구인 신부ㆍ요한보스꼬ㆍ베네딕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