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복음해설] 132. 진리위해 몸바치게 하소서/김구인 신부

김구인 신부ㆍ요한보스꼬ㆍ베네딕또회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9-25 제 137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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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순교복자 대축일
(요한 17장 11~19절)
불같은 신앙 지녔던 선조들
그들 따르는 신자생활돼야
주님과 이웃위해 생명바치는 순교자적 삶 살도록
매년 맞는 이 대축일이지만 오늘 1983년의 한국순교복자 대축일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있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해서 우리 1백3위 복자들이 성인들로 전세계교회에 공포되는 경우 이제부터는 한국 순교자대축일로 지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 각지에서 시성운동ㆍ순교복자유해 순회기도회 등을 통하여 그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고있고 신심행사들이 한창 꽃피고 있다. 한국교회안에서 그분들이 성인들로 모셔질뿐 아니라 전세계교회로부터 성인들로 추앙받아 마땅하고 아직 믿지않고 있는 우리 겨레 모두에게도 그분들의 높은 뜻을 펼쳐야 할 때가 왔다.

세계교회 안에 무수한 순교자들이 있지만 핏줄을 같이하고 같은 문화ㆍ풍습역사를 함께하고 있는 선조들을 또한 신앙의 모범자들로 우리가 모시고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겨레를 각별하게 돌보신다는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신자인 우리에게 뿐 아니라 배달겨레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체포되시기 전에 아버지께 올리시는 간절한 기도의 일부이다. 제자들을 위해서 처절하리 만큼 간절히 구하시는 내용은 언제 들어도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진리, 하느님의 말씀, 아버지이신 하느님께로의 전폭적 전향결단을 요구하고있다.

이것을 가능하게하도록 하기위해서 예수님 자신이 몸을 그 아버지께 바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을 위해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 복자들은 진실로 자기 몸을 아버지께 바침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를 전적으로 따르신 분들이다. 첫째 독서에서 순교하면서 엘르아잘은 외친다. 『주님은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십니다…하느님을 경애하기 때문에 마음으로 이 고통을 달게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마카베오서 저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동포들에게 용기의 모범과 덕행의 본보기로 남기고 죽었다』우리 복자들도 하느님을 경애하였기에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다. 우리나라 신앙의 선조들이 지녔던 소박하지만 불길같은 신앙열의는 세계 어느 순교자들에게 뒤지지않기에 우리는 마음 든든하고 그분들을 현양하고 해도 다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의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에 그분들이 지녔던 열의를 찾을 수 없다면 무의미한 열광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때에 그 순교영성의 발전을 쉽게 발견한다. 혹독한 박해로 인한 순교가 그리스도를 가장 영웅적으로 따르는 길로 드러난다.

박해가 끝나자 순교의 자리에「피흘림없는 순교」의 생활을 찾는다.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자기 몸을 바치기위해서 복음적 권고 즉 정결ㆍ청빈ㆍ순종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순교자처럼 따르려는 사람들이 생겨 차차 공동체를 이룬다.

이제 우리 순교자들의 얼을 사는 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와 우리 생활안에 드러나야 하겠는가를 생각할 때이다. 신앙때문에 이 세상 모든것을, 생명까지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바치는 길이 남아있다.

순교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결단이라면 내 생애를 오로지 믿음만을 위해서 거는것도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하늘에서 기뻐하는 성인들、그들은 그리스도의 뒤를 따랐도다. 그리스도를 사랑하여 자기 피를 흘린 그들이기에、그와 함께 끝없이 즐겨 용약하도다』<입당송>

김구인 신부ㆍ요한보스꼬ㆍ베네딕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