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12-19 제 133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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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차 세계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를 둘러싸고 아직도 풀리지 않는 유명한 얘기가 전해져 온다. 당시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가 아이크의 戰功을 기려 美議會 최고명예훈장을 수여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크는 루즈벨트의 이 제의를 단연코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아이크가 루즈벨트의 호의를 거절한 이유는 자신이 그것을 받을만한「개인적 영웅주의를 발휘한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는것. ▲ 아이크의 미망인 매미 여사도 끝내 확인하려고 하지 않았던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美議會 최고 훈장을 거절한 최초의 人物이된다. 우리 주변에는 美議會 훈장과 같은 유명한 훈장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각종 賞勳이 있다. 각종 표창에서부터 금빛찬란한 훈장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이 賞勳은 나름대로의 存在意義를 갖고 있다. ▲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아이크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한장의 휴지나 쓸모없는 쇠붙이로 전락하고 말았을 이 賞勳이 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각종 賞勳의 참 뜻은 수상자가 이룩한 업적에 대한 치하의 뜻과 함께 수상자를 포함하는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더 큰 일을 성취하도록 촉구하는 격려의 의미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훈제도는 수상자의 자세 여하에 따라서는 이 격려의 뜻이 자칫 망각 되기쉽다. 만약 아이크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그는 조국을 위해 앞으로 더욱 더 분발해 달라는 훈장에 감추어진 또 다른 의미 보다는 그 것이 2차대전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응분의 댓가로만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 ▲ 인간의 명예욕은 본능적 욕구의 하나이다. 따라서 남보다 뛰어난 일을 한 사람이 응분의 보상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적인 입장에서 볼 때 그렇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각종 상훈제가 만일 이 명예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만 운용된다면 그것이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죽고 만다. 수상자의 자세가 어떠하든 그 상훈 제도 자체가 갖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 근본취지와 정신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하는 것이다. ▲ 비교적 시상이라는 면에는 인색했던 한국 교회도 최근 들어 큼직큼직한 시상제도를 새로이 마련했다. 평협이 가톨릭大賞을 제정한데 이어 가톨릭나사업가연합회도 다미안 신부상을 마련했다. 그러나 2백년 한국교회사상 처음 시도되는 이 시상제를 실제 운용함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그것은 현세적 보상 이라는면 보다는 영원한 세계에서의 보다 값진 가치를 추구해 온 교회의 근본 정신 때문이다. 교회가주는 각종시상에서 보상 이라는면 못지 않게 격려 의미를 살릴수 있는 폭넓은 연구와 효과적인 운용이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