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도 어떤 이로부터 어쩌면 그렇듯 싸늘한 인상을 주느냐는 반문을 받았다.
아니 오늘뿐 아니라 항상 냉정하고 또 감점도 모르는 목석이니 돌이니 대나무니 수차 그러한 말을 들었다. 난 그때마다 바보스런 웃음을 빙긋 웃곤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마냥 그리움의 나래를 편다. 그만큼 난 나의 마음을 외적으로 들어내지 못하는 철저한 내 성격의 소유자인지도 모른다.
기쁠 때도, 뼈저리게 슬픔을 당할 때도 나의 마음과는 달리 표정은 담담했다. 그러한 나에게 언제부터인가 자주 감동을 주고 내 마음을 끄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집중된 시선의 매력이다.
오다가다 만난 어느 소녀의 애수에 젖은 눈길을 그리워하고 아름다운 화원에서 주름 투성이의 길죽한 손으로 꽃을 매만지는 어떤 할아버지의 평온한 눈길을 못 잊어 한다.
넓은 모래사장위에서 자동차 운전을 연습하던 노을에 비친 어느 청년의 긴장된 시선을 기억해 내고, 길가에 앉아 구두약을 칠하던 꺼먼 얼굴에도 빛나던 소년의 시선이 내 마음을 짜릿하게 만든다.
등에는 애기를 업고 무거운 채소 다발을 이고 장사를 마치고 늦게 돌아오던 아주머니의 핼쓱한 시선은 나에게 얼마나 큰 감동과 충격을 주었던가!
그토록 냉정하고 감정도 없어 보인다는 자의 소행이기엔 이 모든 것이 다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아닐까?
주께선 온전한 마음 뜻으로 당신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각자 자기의 신분과 의무대로 선을 향해 온정신을 집중하는 시선이야말로 바로 인간최고의 아름다움 바로 그것이리라.
바람따라 물결치는 대로 떠 밀리지지 않는 사람 나의 주관과 신의 섭리를 내 동댕이치는 초점 잃은 허이연 눈동자가 되지 않길, 그리고 주님의 시선 계시는 곳 또한 나의 시선이 머물기를…
이 밤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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