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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기기증 희망자들이 늘어나길 바라며… /권선형 기자

권선형 기자
입력일 2010-10-20 수정일 2010-10-20 발행일 2010-10-24 제 2718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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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신 주님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셨듯이 우리도 주님이 주신 이 육신,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봉헌하게 하시고 육신의 아픔으로 고통 받는 이에게 생명의 빛이 되게 하소서.”

10월 17일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의과대학 마리아홀.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김용태 신부)와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료원장 이동익 신부)이 마련한 제18회 장기기증자 봉헌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봉헌서약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희망 가득한 얼굴로 서약문을 낭독한 이들은 장기기증자들의 유가족과 장기기증을 희망하는 서약자들이었다.

따뜻한 마음만큼이나 사랑 나눔 실천에도 적극 나서는 이들을 닮은 사람들이 한국 내에는 과연 얼마나 될까. 통계자료를 확인해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따르면 2010년 10월 4일 현재 국내 전체 장기기증희망자는 국내 전체 인구의 1.43%. 전체 인구의 30%를 넘는 미국이나 23%의 영국 등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뇌사자 장기기증자 또한 스페인은 인구 100만 명 당 35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을 선택하는 반면, 한국은 100만 명당 불과 5명만이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기증이 활성화 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과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유교적 통념을 꼽는다. 수술 휴우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신체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신앙인이다. 온전한 육신과 영혼의 부활을 믿는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자. 수술 휴우증 등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뒤로 물러서 있는 것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가깝다.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생명보다 더 큰 기적도 없다. 1명의 뇌사자 장기기증으로 9명의 환자에게 생명을, 2명의 시각장애우들에게 세상의 빛을 전할 수 있다.

권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