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우리의 영원한 귀감, 영성의 대가들 (61) 마더 데레사 (4)

입력일 2001-05-27 수정일 2001-05-27 발행일 2001-05-27 제 225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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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마더 데레사의 기도문 안에서 그녀의 사도직 활동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 살펴 볼 수 있다. 주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사랑하는 힘을 얻게 된다. 기도는 그 은총을 받는 통로이며 방법이다.

『고통받으시는 주님, 제가 오늘도 그리고 날마다 아픈 이들 속에서 주님을 볼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을 돌봄으로써 주님께 봉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주님이 분노와 범죄와 정신이상과 같은 매력 없는 가면 속에 숨어 계셔도 제가 주님을 알아보고 「고통받으시는 예수님, 당신께 봉사하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 일인지요」 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믿음으로 눈뜨게 해 주시어 저희의 일이 결코 단조롭지 않게 해주시고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고 싶은 열정 속에서 기쁨을 찾게 해 주소서』

1) 사랑의 봉사는 쉽지 않은 것

마더 데레사는 한 인터뷰 중에서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수행하는 일이 쉽다고 느끼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 이렇게 대답했다. 『집중적 기도생활과 희생정신 없이는 쉽지 않지요. 우리가 가난한 이들 안에서 수난의 슬픔을 겪으시는 그리스도를 볼 수 없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서로 평화스럽게 살아가도록 해 줄 수 있다면 우리도 행복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욕구를 빼앗긴 가난한 사람들이 지금 처한 상황보다 더 어렵게 되 않을까 두려워, 서로를 위협적인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조화롭게 이웃을 도우며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비참한 모습에서 불쾌감을 경험한 적은 없는 지 질문 받은 마더 데레사는 자신에게도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시인했다. 『네. 우리는 주로 죽어 가는 이들, 버림받은 노인과 가난한 이들, 고아와 나환자들 사이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 대부분이 힘들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일을 언제나 수용할만한 조건에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부자들 사이에서보다는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생 동안 할 일입니다』

2) 사도직 수행의 비결은 기도의 삶

마더 데레사는 자신들은 단순한 사회 사업가가 아니라 선교사들이며 세상에서의 관상가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더 데레사에게 관상이란 기도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그분과 일치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삶까지 포함한다.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가 단순한 사회 사업가로 비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세상의 중심에서 살고있는 관상가들입니다. 우리는 매일 24시간 동안 그리스도의 몸을 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려진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활동을 기꺼이 실천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을 때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비결은 단순합니다. 기도합니다. 기도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에 저를 일치시킵니다. 그분께 기도하는 것이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그분의 계명을 수행한다는 것임을 저는 깨닫게 됩니다…저에게 기도는 예수님을 위하여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도록 그분의 뜻에 일치하며 매일 24시간동안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유용한 도구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현존 앞에 서있음을 늘 의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나는 모든 이들 안에서 주님을 보고 만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살아 있는 기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마더 데레사는 예수께서 지상에 계신 동안 언제나 기도와 활동을 일치시키셨듯이 자신들도 노동에 기도를 일치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노동에 기도를 일치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노동을 기도로 전환시키도록」 우리 자매들을 이끌어 주며 그들 안에 이 원칙을 심어 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노동은 기도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도가 노동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노동을 기도로 전환시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을 통하여 노동을 하면서 가능해집니다. 이것은 우리 노동을 기도로 전환시키는 방법입니다』

마더 데레사는 자신들의 사도적 활동을 주님의 뜻대로 수행할 수 있기 위해 기회 있을 때마다 협조자들의 기도 지원을 청했다. 『우리들이 하느님의 일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하느님의 사업이 그분의 것 그대로 계속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이나 저는 세상을 정복하기 위하여 폭탄도 대포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이기기 위하여,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우리는 사랑과 선을 이용합니다. 이 「기쁜 소식」이란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기도 부대의 필요성을 느끼며 남 여 관상 수도 공동체를 세웠다. 관상 수도자들은 기도와 성체조배, 희생과 보속활동에 전념하면서 생활한다. 그러나 그들도 매일 두 시간 정도는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그들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도록 도와준다. 하루의 일부 시간 동안 가난한 이들 안에서 만나는 그리스도를 관상하면서 자신들의 관상생활을 보완하는 것이다.

3)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침묵

마더 데레사는 기도를 잘 하기 위하여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침묵의 방법을 소개했다. 『하느님은 침묵 속에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기도와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직면하게 되면 그분은 당신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분 자신으로 당신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 스스로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며 텅 빈 공백임을 깨달을 때입니다. 기도하는 영혼은 큰 침묵의 영혼입니다』

마더 데레사에 의하면 기도의 본질적인 국면은 우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경청하는 것이다. 그것은 침묵 속에서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나 다른 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도 침묵 중에 하느님의 음성을 경청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그러할 때 마음이 하느님으로 가득 차게 되고 우리의 입은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더 데레사는 그녀가 가난한 이들의 비탄 속에 계신 예수님을 위로해 드리기 위해 필요한 힘을 침묵의 기도에서 얻고 있다고 밝혔다.

4) 성체성사의 삶

마더 데레사는 그리스도와의 일치의 삶은 무엇보다 성체성사의 삶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사랑의 선교사들이 성체 성사로 양육되도록 배려하였다. 『우리는 성체로 살아야 하고 마음과 삶이 성체로 짜져야 합니다. 사랑의 선교사가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지 않다면 그리스도를 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성체에 연결되어 있습니다…우리는 성체와 가난한 이, 또 가난한 이와 성체를 따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분께서 그분에 대한 나의 배고픔을 채워주셨으므로 이제 나도 그분의 영혼에 대한 그분의 배고픔을, 사랑을 채워주러 갑니다. 성체는 기도의 성사이자 그리스도인의 삶의 결정이며 샘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성체가 가난한 이에 대한 사랑과 봉사로 우리를 이끌어 가지 않는다면 그 성체는 불완전한 것입니다』

사랑의 선교회 자매들은 그들의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성체와 일치의 삶을 산다. 그들은 하루의 일과를 미사, 영성체 및 묵상으로 시작하고 한 시간의 성체조배로 끝을 맺는다. 이러한 성체와의 일치에서 그들은 힘, 사랑 그리고 기쁨을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