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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논단]전교에 당면한 우리의 과제 - 순교 성인들의 선교정신을 되새기며/차갑병

차갑병(사도요한·서울 신내동본당)
입력일 1999-05-30 수정일 1999-05-30 발행일 1999-05-30 제 215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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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전 우리 주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강생하시어 인류구속의 대성업을 완성하시고 승천 당시 여러 사도들과 문제들 앞에서 마지막 유언의 말씀을 남기고 가셨다. 그 내용은 "천상천하의 모든 권한은 나에게 있으나 너희들은 가서 만민에게 복음 선포하며 그들에게 세례를 주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또 내가 너희에게 명한 바 모든 것을 준행하기로 가르치라. 나 세상 마칠 때까지 너희들과 함께 있겠노라"(마태 28, 18∼20)

예수님께서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 하신 말씀대로 외교인들이 천주교회로 찾아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찾아가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도 사도들을 거느리고 모든 읍내와 촌락으로 찾아 다니면서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는 과거 근 100년간 모진 종교박해를 겪어 왔습니다. 4대 박해로 우리의 순교 선조들이 약 만여명이 주님을 위하여 진리와 신앙을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헌신짝같이 버리며 순교하셨습니다. 우리의 순교 선열들이 주님과 진리를 위해 흘릴 '피'가 이 나라 천주교회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천주교회로 찾아나와 교리를 배워 영세받고 이 나라 천주교 신자수는 전 세계 각국 신자수에 비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의 순교 선조들은 모이면 기도하고 나가면 선교하는 관심으로 전 생애를 교회발전에 헌신하셨으며 모진 종교 박해 속에서 아무런 두려움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수천리를 보행으로 내왕하면서 복음을 선포하였으며 동굴 안에서 또는 지하 가타꼼베 안에서 숨어다니며 기도하고 교리를 가르쳐 영세를 시켰습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육신적으로 불안한 생활 속에서 개인의 성화는 물론 타인의 성화까지 노력하는 좋은 신앙을 선교하여 꽃피워야함은 오늘날 우리들의 과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지상명령인 복음선포는 때와 장소를 가릴 수 없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선교하고 가톨릭 진리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우리 순교 선열들의 열열한 선교정신을 이어받아 선교활동을 하지 않음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천상에 계시는 우리의 순교 선열들이 이 지상 전교 활동 동태를 내려다 보시고 얼마나 섭섭히 생각하시겠습니까?

성교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신분과 선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냉담자들이 날로 증가되고 예비신자수는 감소되어 발전을 못하고 후진일로에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 나라 전 인구에 비하면 가톨릭 신자가 6%이고 여기서 냉담자를 제외하면 2%입니다. 대부분 본당 교적상으로는 7∼8000명이 실제 신앙생활하고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신자수는 1500∼2000명에 불과합니다. 그외 영세신자들은 냉담 혹은 불교로 가는가 하면 일부신자들은 여호와증인들의 구약성경 및 구절만 듣고 그들의 종교가 옳은 종교인 줄 알고 여호와의 증인으로 개종해갑니다.

천주교 신자 대부분이 성경을 공부하지 않고 성경을 모르기 때문에 개신교 신자들과 성경토론을 하면 개신교측에 말려들어 갑니다. 이렇게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떨어지는 요인은 영세한 후 대부 대모는 대자대녀가 유혹에 빠져 냉담되어 있어도 찾아가지 않고 종교 재교육 및 영적지도를 해주지 않고 뒷관리를 잘 못하는데서 냉담자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이나 불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강 건너 화재보듯이 그냥 보고만 있는 것입니다. 냉담자들의 영혼은 불이나 물에 빠진 영혼들입니다. 건져 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고 맙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태 22, 39) 이 말씀의 뜻은 이웃 사람들에게 전교하여 영적 지도해 주어 구원시키리라는 영신적 애덕을 뜻합니다. 한 생명은 온 천하보다 값진 것입니다.

교형자매들이여, 우리는 주님대전에 막중한 전교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기말이 가까워 옵니다. 주저 앉아 있지 말고 용기를 내어 일어서십시요. 아버지의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게 하고 주님의 나라를 이 지상에 확장시키기 위하여 다시 한번 선교의 중대한 사명감을 인정하시고 본 선교회에 동참하여 선교 후원회비를 납부함으로써 본 회가 본인을 대신해서 선교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되니 본인이 직접 선교하는 것과 똑같은 은혜를 받게 됩니다.

차갑병(사도요한.서울 신내동본당)

차갑병(사도요한·서울 신내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