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젊은 그리스도인] 40.군종교구 국군중앙 주일학교 교사 최유정씨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7-01-14 수정일 200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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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재주 많은 ‘여우 선생님’

주일학교 교사는 만능엔터테이너야만 한다. 교리, 전례, 반주 등 못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이다.

초등부 교리교사 최유정(실비아.22.군종 국군중앙본당)씨는 이제 1년차 교사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의 모습만큼은 베테랑 못지않다.

“그냥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놀아주고, 교리공부를 하다보면 통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잘 따르고 저도 너무 즐거워요.”

그는 CYA(Catholic Youth Action)활동과 본당 학생회 회장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고3때까지도 본당에서 반주 봉사를 했을 정도로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당에 발길을 끊게 됐다.

1인 3역 소화

“그때 성당에는 못 갔지만 기도는 열심히 했어요. 주님께 저를 도와주시기만 하면 다시 성당 열심히 나가고, 주님을 위해 봉사도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간절한 그의 기도가 이뤄졌다. 1년간의 냉담을 끝내고 다시 성당을 찾은 그에게 본당 수녀가 주일학교 교사를 권했다. 군종교구 본당은 특히 청년들이 턱없이 적어 봉사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고등부 학생회 활동을 해온 그는 당연히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원했다. 그런데 초등부 교리교사라니….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아이를 다루는 법도 교리지식도 모두 익숙하지 않아 실수도 많이 했다. 반항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또 대학교 새내기로서 학업과 동아리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는 그가 일주일에 3~4번은 성당에 가야한다는 것도 힘들었다.

“제가 동아리와 학교 등에서 하는 일도 많은 데, 성당에 와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제는 그 시간이 제일 재미있어요.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 선배교사들도 너무 잘해주시고요.”

최씨에게 붙여진 직책은 교리교사만이 아니다. 군인 성가대 지도와 반주, 본당 군악대 밴드 보컬 등에서 그의 재능을 펼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에서 밴드부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린 ‘성탄공연’에서 그는 주일학교 학생 지도에 성가대, 군악대밴드 무대까지 1인 3역을 소화해 냈다.

“본당 자체가 굉장히 가족적이에요. 주일학교 학생과 교사, 군인들이 한데 어울려서 잘 지내는 게 저에게 활력을 줘요.”

주일학교에 한번 발을 들여놓은 이상 발을 빼는 것이 너무 어렵게 생각된다고 말하는 그에게 현재 가장 소중한 것은 주일학교 학생이다. 20명 남짓의 학생들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최씨는 “저를 통해 변하는 아이들, 아이들을 통해 변하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교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가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해맑은 미소와 함께 “여우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달려든다. 못하는 것이 없는 재주 많은 그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이 아닐 수 없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