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진단 청소년사목] 9.청소년 전담기구

유재우 기자
입력일 2006-03-12 수정일 200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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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관심거리 나누는 공간 필요

청소년국 등 관련 기관은 교사양성에만 초점

시대 변화 인식하고 청소년을 주체로 세워야

교회내 청소년을 위한 전담 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각 교구가 명칭을 달리해 청소년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 운영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과연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청소년 사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청소년국, 청소년사목부, 교육국 등 다양한 형태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들 기관은 투자에 있어 전혀 인색치 않을 정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해 투자해야 할 몫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청소년 사목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례로 각 교구는 주일학교 교사양성에 물적, 양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교사 중심의 주일학교 체제를 지원해 투자에 맞는 전문교사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각 본당의 청소년 사목 담당자들 역시 교구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본당의 청소년들을 위한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나 자료를 대부분 교구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회의 눈이 청소년 사목에 쏠려있는 지금, 각 교구나 본당의 이와 같은 사고방식과 행동들은 청소년 사목을 점점 후퇴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의 한 관계자는 “교사 양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교회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그들을 위한 교리교사 양성, 공간 마련만이 아닌 시대의 변화에 따른 청소년 사목의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2004년 교회 내 주일학교 학생수는 초등부 15만7979명, 중등부 5만908명, 고등부 3만1628명으로 1997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회통계자료)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교구가 조사한 ‘청소년냉담자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12~16세에 걸쳐 냉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주된 이유는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성당에 빠지게 된다는 외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교회내 청소년 사목 전문가들은 교회의 외적요인을 흡수할만한 교회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현 청소년사목토착회 연구회의 한 관계자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물든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이버 상에서 자신이 주체가 되듯 교회내에도 그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물론 청소년들은 모 교구가 지난해 개관한 청소년 공간 마련을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교구나 본당에서 공간 마련뿐만이 아닌 자신들의 가치관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중 사도직의 여러분야-청소년들(12항)에는 “어른들은 청소년들과 사랑의 대화를 가지도록 노력하고 연령의 차이를 극복하여 쌍방이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의 고유한 내적 자원을 나누도록 해야 한다. 어른들은…청소년들을 격려하여 사도직을 수행케 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 즉 교회와 본당, 청소년 담당 사목자들이 자신들의 고민과 함께 내적 자원을 나누고 싶어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