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임 대전교구 부교구장 유흥식 주교 인터뷰

마승열 기자,곽승한 기자
입력일 2003-07-20 수정일 2003-07-20 발행일 2003-07-20 제 235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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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백성 더 사랑하라는 기회”
사제단 일치.형제애 위해 모든 일에 앞서 논의하고 나누는 분위기 조성할 터
유흥식 주교
『한없이 부족한 제가 주교직을 맡게된 것에 대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이것이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와 하느님 백성을 더 사랑하라는 기회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흥식(라자로) 신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는 7월 10일 교구청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교구장님을 잘 보필하고 그분의 뜻을 받들어 교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종 부드럽고 차분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한 유주교는 특히 교구 사제단의 일치와 화합에 대해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교구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제단의 일치와 형제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모든 일에 앞서 사제단과 논의하고 나누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주교는 또 평소 가졌던 교회의 임무와 주교직 소명에 대해 『교회는 친교의 원천이자 학교라는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교서에서도 알수 있듯이 모든 하느님 백성들은 서로 사랑하며 예수님을 잘 모시는 공동체를 구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리고 믿음을 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이런 공동체를 건설해나가느냐가 교회와 제게 맡겨진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제생활 24년중 대부분을 본당이 아닌 특수사목직에서 봉직해온 유주교는 『지금까지 사제생활을 하면서 교회가 제게 맡긴 뜻에 응답하며 살아오려고 노력해왔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그동안 성지, 교구청, 신학교 교수 등으로 생활해오면서 모든 곳이 나름대로 의미있고 보람있는 소임지였다』고 회고했다.

지난 94년부터 10년간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사제 양성을 위해 헌신한 유주교는 『신학교는 단순히 사제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예수님의 부르심에 순명하고 따르는 인성을 키워나가도록 신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교수 신부님들과 신학생들에게 복음을 묵상하고 기도를 바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복음을 어떻게 삶안에서 실천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주교 임명전 솔뫼, 해미, 갈매못 성지 등을 순례하며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한 유주교는 『우리 교구가 지역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특히 신앙적으로 순교자를 많이 배출한 은총의 땅이란 것을 순례를 통해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다』며 『이를 우리 교구민들이 잘 계승하고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주교는 교구민들에게 형제적 사랑을 강조하며 『참으로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진정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신앙적 체험을 통해서 느끼고 각자가 형제적 사랑과 일치를 향해 나아가도록 앞장서자』고 당부했다.

『모든 교구민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 교구가 하느님 보시기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든 이들이 열심히 기도하며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참 공동체 건설에 매진합시다』

■ 약력

▲1951년 11월 17일 충남 논산군 채운면 우기리 출생 ▲1979년 교황청 라테라노 대학교 졸업 ▲1979년 12월 8일 사제 수품 ▲1983년 교황청 라테라노 대학교 교의신학 박사 ▲1983년 대흥동본당 수석보좌 ▲1984년 솔뫼 피정의 집 관장 ▲1988년 대전 가톨릭 교육회관 관장 ▲1989년 대전교구 사목국장 ▲1994년 대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1998년 12월 14일~현재 대전 가톨릭대학교 총장 ▲2003년 7월 9일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 임명

■ 이모저모

가족들 ‘감격의 눈물’

○…13일 오전 11시께 유흥식 주교의 가족, 친지 20여명이 가족모임을 가져 눈길.

대전에 살고 있는 유주교의 누나 유민자(세실리아·61·대전 유천동본당)씨의 집에 유주교의 형 유기식(즈가리아·57·서울 종암동본당)씨를 비롯한 가족, 친지들이 유주교의 주교 임명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누나 민자씨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주교 임명 전날 밤에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꿈에 보였다』며 『어머님께서 살아계셨다면 가장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유주교는 가족들에게 『주교직은 교회 안에서 높은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봉사하고 더 십자가를 지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가족, 친지들은 더 큰 십자가를 졌다는 마음 가짐으로 자신들을 더 낮추어야 할 것이며 늘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가족들은 유주교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뜨거운 박수로 축하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유주교는 가족, 친지들에게 묵주를 선물로 나누어 주기도.

유주교는 이날 오후까지 가족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유주교, 김추기경 예방

○…신임 대전교구 부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7월 14일 오후 3시 김수환 추기경의 집무실이 잇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주교관을 방문했다.

김추기경은 이날 신임 인사차 들른 유주교에세 『사제양성과 교육 사업에 헌신해 온 유주교에게 하느님께서는 또 다른 중책을 맡겨주셨다』면서 『혼화하고 친화력 있는 유주교가 소임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유주교는 『성모 마리아의 삶과 영성을 닮은 사제가 되고 싶었다』면서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복음적 삶을 살며 한국교회와 대전교구를 위해 성심 성의껏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주교가 김추기경을 예방, 환담을 나누고 있다.

마승열 기자,곽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