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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 여수 신기동본당, 동영상 활용 교리교육 큰 효과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07-03 수정일 2018-07-04 발행일 2018-07-08 제 310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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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 매체로 깊은 영적 성장 돕는다
매 주일미사마다 5~7분 상영, 기초교리와 사회교리 등 주제. 목요일 미사에는 슬라이드 상영
매체는 외부 도움 없이 제작, 본당 사무장과 전·현 사목회장·김희항 주임신부 등 실무 맡아
“삶과 신앙 다각도 성찰에 도움”

광주대교구 여수 신기동본당 신자들이 주일미사 후 본당에서 자체 편집, 제작한 동영상을 보고 있다. 본당은 신자들의 영성 강화를 위해 시청각 자료를 직접 제작해 교리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여수 신기동본당 제공

광주대교구 여수 신기동본당(주임 김희항 신부)이 본당 교우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 동영상과 성음악, 슬라이드 영상 등 시청각 매체를 적극 활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본당은 특히 이 같은 콘텐츠들을 외부의 도움 없이 본당 자체적으로 편집, 제작해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다른 본당들에도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본당은 우선 주일마다 매 미사 후 신앙을 주제로 한 동영상을 상영한다. 5~7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전례시기에 따른 기초교리, 신앙생활, 사회교리 등을 주제로 제작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봉헌하는 ‘멈춤과 비움’ 미사 중에서 떼제성가와 함께 하느님의 피조물인 아름다운 자연과 성화 등 신앙적 주제를 묵상할 수 있는 슬라이드를 상영한다.

각 동영상과 슬라이드는 예비신자교리를 포함한 각종 교육에서도 적극 활용한다.

동영상을 활용한 교리교육은 예비신자 교리에서부터 적용해왔다. 지난해 초 예비신자 교리교육 교안을 개편하면서 동영상을 적극 활용한 것이 시작이다.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 교육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전 신자 대상으로 확대했고, 지금은 매 주일미사 때마다 영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본당 주임 김희항 신부는 “책과 강의로만 배우는 신앙 교육은 자칫 획일적이기 쉽다”면서 “시청각 자료는 신앙을 자기 삶과 연결해서 다각도로 성찰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영성을 깊이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스토리를 구성하고 영상 자료를 편집하는 등의 동영상 제작 실무는 정소연(스테파니아) 본당 사무장이 맡는다. 이종언(라파엘) 사목회장은 편집 소스가 되는 영상 자료들을 유튜브와 구글 검색, 가톨릭 및 개신교와 관련된 국내외 사이트들을 샅샅이 뒤져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자료들을 대상으로 모은다. 편집, 제작된 동영상을 점검하는 일은 수십 년의 교리교사 경력을 지닌 백기창(대건안드레아) 전임 사목회장이 맡고, 최종적으로 김 신부가 감수한다.

동영상 하나를 제작하는데 사용한 영상 자료는 무려 100여 편이 넘는다. 주제를 선정하고 스토리를 구성해 적절한 영상들을 배치해 하나의 동영상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현재 제작된 동영상은 30여 편 정도다.

최근엔 작은 겨자씨 한 알을 클로즈업한 영상에서 시작, 초대교회 사도들의 선교 여정과 세계 곳곳에서 선교에 여념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다채롭게 담아낸 ‘겨자씨의 비유’ 동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 사무장은 “기술적으로는 단순한 일이지만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 일”이라며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기보다는 기도와 묵상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사목회장도 “전례력을 따라가면서 주제를 정하고 특히 환경, 인권, 사회정의 등 사회교리를 담은 동영상을 풍부하게 제작할 계획”이라면서 “인력과 재정이 풍부하지 않은 본당들도 의지와 열의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